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 보이스의 명대사인 "지옥도 우리 편이야" 처럼 보이스피싱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화를 걸어 주변인 유괴 등으로 스스로 범죄자인 것을 직접 드러내면서 금전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검찰청 등 국가 전문기관으로 사칭하며, 통장이 유출돼 송금하라는 등 가짜 사이트까지 만들어가며 피해자를 속인다.

코로나 시국에 맞춘 정부 국민상생지원금 대출 사기까지 발생하고 있으며, 해외 배송지 확인, 기프티콘 선물 등 현혹시킬 각종 신규 수법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IBK 기업은행, 우리은행, KB 국민은행 등 은행권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행별 '전기통신금융사기 AI-모니터링시스템', 'AI 기반 보이스피싱 차세대 모니터링 시스템',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전화 가로채기 방지 시스템' 등 각종 보이스피싱탐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달 16일 기업은행에서 도입한 AI-모니터링시스템은 먼저 AI에게 보이스피싱 사례를 학습시킨 후,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이상 거래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거래 습성 등을 AI가 분석해 이를 실시간으로 막는 기술이다. 딥러닝을 통해 신종 사기 수법 등 유사 피해확산에 대한 조기 차단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KB 국민은행은 'AI 기반 보이스피싱 차세대 모니터링 시스템'을 5월부터 7월까지 시범운영한 결과, 보이스피싱 1450여 건을 잡아내 금융사기 150여 억원으로 산정된 피해액을 예방하는 데 기여했다. 대포통장 발생 건수도 약 42%나 감소시킨 바 있다. 8월 11일부터 이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됐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악성앱 설치를 하게한 뒤, 스마트폰 앱을 원격조정하고, 전화를 가로채기하는 등으로 관련 기관에 문의나 신고전화를 해봐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화가 가게 되는 등 이상 동작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은행기관 사칭앱, 원격제어 앱 등 전화를 가로치는 앱을 막기 위해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기능을 8월 27일부터 도입했다.

기업은행도 '전화 가로채기 방지 시스템'을 도입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악성사이트나 앱에 대한 발신자를 자동으로 탐지한다. 

스팸차단 앱서비스 업체 후후앤컴퍼니는 12일부터 금융 이체에 따른 금융피해 정보를 기업은행에 공유하기로 했다. KT 계열사 '후후앤컴퍼니'는 정보원 DB 등 탐지할 수 있는 기관 DB를 보유하고 있다. 이상 사례를 통화 시간, 통화 내용, 악성 AP설치 여부 등으로 정교하게 판단하고, 가로치기 탐지시 실시간으로 기업은행에 전달한다. 

기업은행도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보이스 피싱인지, 아닌지 이용된 사항마다 이용 정보에 대한 등급을 매기며 심층적으로 감지한 뒤, 이용자에게 주의 환기, 안내 문자 확인, 지연이체, 차단 등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후후앤캠퍼니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부터 범죄가 시작된다"며, "그 문자로 발신 혹은 수신 이력이 있을 경우 시작 단계부터 추정이 가능해 보이스피싱의 노출 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정보 등 법률적, 제도적인 문제로 '보이스 피싱범 성분 분석 및 탐지하는 AI'도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 상용화되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